송요훈기자
<검찰개혁 총궐기 주간>
지난 주 종교계 100인 선언과 교수·지식인 지식네트워크 성명에 이어, 오늘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 검찰개혁 촉구 선언, 서울대민주동문회 성명이 있을 예정입니다.
기독교와 불교계의 성명이 내일과 내일 모레 이어질 예정이고, 정치검찰 규탄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영호남 범시민사회단체 연대 서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속을 무던히도 끓여왔던 공수처법은 오늘 법사위에서 처리됩니다.
오늘 12월 7일은 그동안 저들의 반동에 인내하던 시민·종교인·지식인들이 검찰개혁의 기치로 총궐기하는 주간이 시작되는 날이 될 것입니다.
9일(수) 있을 국회 본회의 공수처법 처리와 10일(목)의 윤석열 징계에 우리의 힘을 모아 떠받쳐야 합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윤석열 해임 청와대 청원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11월 27일 시작한 윤석열 해임 청와대 청원은 오늘 14만 명을 넘었습니다. 10일 윤석열 징계일 이전에 20만 명을 넘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윤석열 해임 청와대 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4259
확증편향이 빚은 집단 참극
조선일보가 기사로 쓰고 '국민의 짐'이라 불리기도 하는 어느 야당의 국회의원이 자신의 SNS에 옮기고 한국경제신문이 그걸 인용하여 또 기사를 쓰고… 가짜뉴스가 살포되고 확산되는 과정이 재연되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지난 1991년에 남북이 UN에 동시 가입했다는 걸 모르거나 잊고 있는 기자나 국회의원이 있을 수는 있지만(진짜라면 말도 안 되지만), 오래 전도 아닌 1년 전인 ‘지난 해’에 남북이 UN에 동시 가입했다고 알고 있는 기자나 국회의원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조선일보에 그런 기사나 나고, 국회의원이 옮기고, 한국경제신문이 그걸 인용하여 재확산하는 가짜뉴스 무차별 살포의 망신스런 참극이 벌어진걸까. 무식해서일까? 멍청해서일까? 아니다. 확증편향 때문이다.
확증편향의 포로가 되면 신기하게도 보고 싶은 것만 눈에 보이고 듣고 싶은 말만 귀에 들린다. 수많은 사실 중에 맘에 쏙 드는 작은 사실만 눈에 뜨이고, 장문의 글도 앞뒤 문맥이나 맥락을 무시하고 입맛 당기는 단어만 눈에 들어온다. 글만 그런 게 아니라 말도 그렇다. 친절하게 길게 설명을 해도 귀에 쏙 들어오는 단어는 따로 있다.
조선일보 기자도 그랬을 것이다. ‘지난 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이라는 지문의 시작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뒷 부분만 눈에 띄었을 것이다. 확증편향의 센서는 지문 속의 ‘현실’이라는 단어에 반응했을 것이고, ‘2020년 오늘’이라고 곡해하는 뇌구조를 작동시켰을 것이다.
기사를 쓴 기자만 그랬을까. 그 기사를 통과시킨 데스크나 편집부서의 기자들이나 그 위의 간부 기자들이나 그 언론사의 사주나, 그 기사를 보고 자신의 SNS에 옮긴 국회의원이나, 조선일보 기사를 베끼고 국회의원의 SNS를 기사로 퍼나른 한국경제신문의 기자들이 그랬을 것이다. 한 마디로 집단적 확증편향 감염이라고나 할까.
왜 그랬을까. 속이 배배 꼬여서 그런 거 아닐까. 우월의식와 오만과 독선이 ‘나는 항상 옳다’라는 확증편향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하였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확증편향이 강화되고, 그리하여 확증편향의 포로가 되어, 문재인의 ‘문’만 보여도 모두가 나쁘게 보이고 윤석열의 ‘윤’만 보여도 모두가 좋게 보이는 병적인 집착과 망상으로 이어진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확증편향에 감염된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선전 선동을 일삼는 기관지이고 국민의 정신세계를 어지럽히는 사회악이다.
추가. 수능 문제로 정권 홍보를 했다는 확증편향의 오보를 날렸다가 무식함이 들통나는 망신을 당한 조선일보는 수능 문제를 너무 쉽게 냈다고 슬쩍 방향을 틀더니 다시 유턴하여 어쨌든 정권 홍보가 아니냐며 사설로 우겨댄다. 확증편향은 이렇게 강화되고 병이 된다. 조선일보는 말기적 중증이다.
거짓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을 거짓으로 덮다보면 거짓이 거짓이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이 또 다른 거짓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참과 거짓이 뒤바뀐 세상에 살게 된다. 정직이 가훈이라던 누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