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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9시간

 

자기가 '참여연대 출신'이라는 것과 '공인회계사'라는 것에 모든 아이덴티티를 걸고 있는 김경율이 조국백서에 대해 뭐라 했다길래 자못 진지하게 자세 잡고 보다가... 키득키득 웃다 결국 폭소를 터뜨렸다. 지독한 음모론에 빠져 최소한의 판단력조차 의심스러운 당신이 참여연대 출신인 것은 참여연대 26년 역사에서 단연 최악의 수치꺼리이고, 회계사인 것은 1만8천여 회계사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다.

김경율 “조국백서는 자기들끼리 손뼉 치며 푸닥거리한 것”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00822/102600006/1

동아일보의 사려깊은 장황한 편집과 횡설수설 덕에 다소 뭔가 있는 듯이 포장되기는 했지만, 조국백서에서 내가 집필한 사모펀드 관련 파트에 대한 김경율의 평가는 다음의 세 발언으로 간단히 요약된다.

1. "재판부는 익성 실소유주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집필진 중에 회계전문가가) 없다. 금융사건은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3. "조국이라는 배경을 제외하고도 5촌 조카인 조범동을 둘러싼 이와 같은 자금의 흐름이 가능했겠느냐는 부분이 생각해볼 지점이다"

당장 눈치채실 수 있겠지만, 백서에 대한 비판 인터뷰인데 정작 백서 내용에 대한 구체적 비판이 없다. 서점에서 훔쳐보니 그런가보다 싶어 이해는 된다. 일단 위 세 문장 먼저 가볍게 반박해줄테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정독하고 다시 비판해주시라.

.

1번: 대체로 거짓.

굳이 엄밀히 말하자면, 조범동 재판부가 익성 실소유주설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문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검찰은 익성을 조금 수사하다가 접어버렸고, 결국 아예 기소조차 하지 않아 익성은 아예 피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검찰이 익성을 수사를 하다 말았기 때문에 익성 실소유 여부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자료는 법정에 제출조차 되지 않고, 익성 이봉직 등을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호인측이 익성의 관련성을 역설해도 재판장은 그 부분을 판결문에서 공식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김경율은 재판부가 애초부터 할 수 없는 결정을 갖고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조범동 재판부가 익성에 대해 아예 판단을 안한 것은 또 아니다.

재판부는 익성의 이봉직 회장이 코링크에서 '회장'으로 불리고 조범동 외에도 이창권, 이상훈 역시도 '대표'로 불렸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이봉직의 아들 이 모씨가 코링크에서 근무했고, 코링크의 일부 업무는 아예 익성 부사장인 이창권에게만 보고되었으며, 코링크 내부용 비용 상당부분을 익성이 부담하는 등 익성이 코링크를 운영했다는 취지로 피고인측이 주장한 수많은 사항들 대부분을 판결문에서 그대로 수용했다.

그래서 판결문에서 익성에 대한 조범동 재판부의 '잠정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코링크PE의 설립과 운영이나 WFM의 인수와 운영이 (중략) 이봉직, 익성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위 회사들의 의사결정 역시 상당 부분 이봉직, 이창권 내지 익성의 관여하에 이루어져 왔다고 판단된다."

물론 판결문에서 위 인용 부분의 다음에서 조범동의 책임을 주로 다루지만, 그것은 단지 익성 이봉직이 피고가 아니기 때문에 이봉직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내릴 수 없었고, 피고인인 조범동에 대해서 유무죄 판결을 내려야 하는 입장에서 시선을 원래의 조범동으로 돌린 것 뿐이다. 즉, 익성측이 피고가 아닌 상황에서 내린 판결문으로선 오히려 매우 놀라울 정도로 익성측의 책임을 매우 조목조목, 장문에 걸쳐 명시하고 있는 것이 조범동 판결문이다.

김경율이 이 판결문을 정독하고도 이걸 딱 잘라서 "재판부는 익성 실소유주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고 주장했다면 좀 심각한 바보인 거다. (가슴 떨려서 판결문은 제대로 읽어볼 생각도 못한 듯 싶지만.)

.

2: 회계사만능론?

김경율은 코링크의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 자신과 권경애 둘 뿐이라는 심각한 착각에 빠져 있다. 미안한데, 당신이 파악한 자금 흐름은 나도 대부분 비슷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거의 그대로 동의한다. 당신의 자금흐름 파악 부분은 정확하다. 기술적으로.

그런데 그게 왜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와 연결되는지에 대한 의문에 당신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당신이 제시한 복잡한 자금흐름은, 대여금 5억+5억과 코링크 블루펀드 출자금 10.5억+3.5억 정도 외에는 조국 부부와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실제론 그리 어렵지도 않은 걸 당신이 놀랍게도 장황하게 설명한 자금 흐름은, 적어도 그 내용 자체는 대부분 맞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등장인물은 익성 이봉직, 신성석유 우국환, 두어명의 사채업자, 상상인 유준원 등등등이지 조국 부부가 아니다. 그 등장인물들이 코링크와 WFM을 중심으로 돌린 돈은 각각 백억 단위가 넘어간다. 겨우 10억 정도의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조국 부부와 스케일이 다르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만 파악한 거 아니다. 회계사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회계전문성이 필요한 금융사건' 부분은 조국 부부와의 연관성이 전혀 없었는데도 가공의 상상력을 덧붙여 자꾸 끌어다 붙이고 있는 것이다.

당장 정경심 교수 공소장을 살펴봐도, 대여금 5+5억과 블루펀드 10.5+3.5억 외에 당신이 주장하는 '대단한 금융사건'으로 기소된 내용 자체가 없다. 대여금과 투자금은 당신의 '금융사건' 회계전문성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소소한 논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조국 부부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검찰조차도 당신의 광활한 상상력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회계 전문성이 필요한 금융사건'은 재판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검찰이 우국환, 이봉직 등 그 등장인물들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묻는다. 당신은 도대체 어느 허공에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건가?

.

3. "조국이라는 배경을 제외하고도 5촌 조카인 조범동을 둘러싼 이와 같은 자금의 흐름이 가능했겠느냐는 부분이 생각해볼 지점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진심으로 뿜었다. (이 부분이 내가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키보드 앞에 앉은 이유다) 내가 지금껏 파악한 김경율이라는 사람의 단 하나의 '진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신앙에 가까운 신념 하나로 김경율은 지금껏 깨어있는 시민들의 온갖 비난을 다 감수하고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다. '조국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그런 자금 흐름은 불가능하다!'

참으로 순수하기 짝이 없는 음모론자 아닌가. '권력자가 끼지 않으면 이런 정도의 금융범죄는 일어날 수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김경율이 주장하는 이 사건과 관련된 금융범죄가 그렇게 엄청나게 대규모인 것도 아니다. 삼성을 추적하고 론스타를 추적하며 조 단위로 스케일을 키워왔던 김경율이, 탈탈 털어도 겨우 수백억 수준의 '작전'을 봤다고 '이 정도 스케일이면 반드시 권력자가 끼어있다!' 라고 섣불리 신념을 걸어버린 것에 매우 실망스럽다.

더욱이 김경율이 그토록 강조하는 그 금융범죄 부분은 검찰이 수사하다 갑자기 접어버리고는 기소조차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핵심이라고 지겹게도 반복해 주장하는 걸 검찰이 통째로 씹어버렸어도 검찰을 한 마디도 비난조차 안한 게 김경율이다. 둘 중 하나만 하시라. 당신이 핵심이라 주장하는 범죄를 덮어버리고 수사 안하는 검찰을 비난하시든가, 검찰을 옹호하려거든 검찰이 기소한 이외의 혐의는 입 닥치시든가.

어쨌든 그런 투철한 신념이 있었기에, 그 작전의 와중에서 실제 이익이 떨어진 것은 우국환, 이봉직 등일 뿐 조국 부부는 오히려 피해자로서 큰 손해만 봤다는 것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최종 이익을 본 자가 혐의자라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도, '내가 회계산데!', '회계사 아니면 절대 파악 못해!' 뭐 이런 독불장군식 영웅의식에는 힘을 잃어버리는 거다.

.

개인적으로는 김경율은 이래저래 좀 딱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악의'라기보다는 정상적인 판단력이 심각하게 망가진 사람이다 싶어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랄까. 그래서 굳이 비난하고 싶은 충동도 들지 않고, 지금도 분노 때문이 아니라 딱한 사람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느낌으로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사는 사이고 공은 공이다. 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점점 가시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굳이 그 길을 계속 가겠다면, 딱한 마음 따위를 앞세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p.s.

이 인터뷰 기사를 보니 김경율이 너무 위험한 수준으로 독주한다 싶었는지, 오히려 인터뷰한 동아일보 기자가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반대 팩트를 보충해주는 지경이다. 김경율의 발언이 너무 위태위태하다보니.

"반면 정 교수의 공모 건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자금의 흐름이 이상하다지만, 1심 재판부는 조국 전 장관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물론 인터뷰이를 자극해서 더 격하거나 명확한 발언이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해 반대 취지의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이 동아 기자의 반대취지 보충의견이나 반론성 질문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기자가 김경율을 인터뷰하는 의도가 뭐였는지가 뻔한데 이렇게 맥락상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 보충을 했겠는가. 김경율의 주장이 동아 기자가 보기에도 너무 턱도 없으니 그러지.

p.s. 2.

조국백서를 '푸닥거리'라고 평한 데 대해 난 개인적으로는 별 유감이 없다. 뭐 근거 없는 음모론에 푸욱 절여져있는 김경율 정도의 판단력에는 당연히 그렇게 보이겠지.

사실, 지난해 조국사태의 한창일 때 자기들끼리 히히덕거리며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를 까대던 김경율 포함 저들이, 지금 조범동 공판 결과와 정경심 공판 진행상황을 보고 얼마나 심장이 쪼그라들고 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나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다.

참, '조국흑서' 기대 많이 하겠다, 진심으로. 그리고 난 반드시 서점에서 사서 정독하고는 정색하고 잘근잘근 비판해주겠다. 비판하려는 책을 돈 아깝다고 서점에서 들고 서서 보고는 엉터리로 떠드는 건, 인간적으로 너무 치졸한 짓이잖아, 안그래? 우리 대인배 시민들은 그런 치졸한 짓 따위 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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