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검찰을 고발한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 검찰 권력의 맨 얼굴 폭로
검찰 · 비리, 구조적 문제 들춰 낸 생생한 사례 연구
그가 용기 내게 한 힘은 무엇일까? 지난 25일 이 변호사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검사 임용 직후 이야기를 꺼냈다. “숨쉴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임용 첫날부터 강력부장이 점심식사를 사는 자리에서 ‘수사실적을 올리려면 오입질을 다녀야 한다’고 했단다. 성추행도 성희롱도, 폭력도 폭행도 만연했고 그 피해자가 자신이었고, 여성 검사들이었고, 힘 없는 ‘흙수저’ 검사들이었다. 검사들마저 피해자인 터에, 검사 아닌 피해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검사직을 1년여 만에 던져 버린 그는, 그 시절을 잊고 지내고 싶었고 그렇게 노력했다.
그러나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김홍영 검사, 외로이 분투하고 있는 임은정 검사, 서지현 검사…. 검사 시절 잠 들지 못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김홍영 검사의 불면의 밤을 어느덧 상상하고 있었다. “자책과 자기 방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무한 도돌이표로 변주되는 황량하고 거친 밤을.” 사법연수원 동기인 임은정 검사와 오랜만에 만난 2012년 12월 이후로, 이 변호사의 마음 한 켠 응어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전화통화는 마침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배제를 당한 직후 이뤄졌다. 이 변호사는 “속이 시원하다”고 먼저 털어놨다. 일각에서 박근혜 정부의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이번 사안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채 전 총장의 사생활 관련 사항과 윤 총장의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 관한 것을 같이 놓고 봐선 안 되죠. 검찰청법 등에 따라 검찰총장도 검사로서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