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Title](https://tistory1.daumcdn.net/tistory/0/tisLookatyou_Gray/images/icon_post_title.gif)
'페이스북'에 해당되는 글 816건
- 2020.09.02
- 2020.09.02
- 2020.09.02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지요. 드라마 속의 의사들을 보면서 의사들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의사들은 드라마 속에만 존재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지요.
때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거악에 맞서 은폐된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기자들은 현실 세계에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취재수첩 펴놓고 부르는 대로 받아쓰기에 열중하지요.
그뿐인가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도 않습니다.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여 민심을 호도하는 사악한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언론이 아니라 어느 한쪽에 편향된 정치집단의 선전도구를 방불케 하지요. 그러하니 ‘언론은 제4부’니 ‘사회의 등불’이니 하는 서사는 머리에서 삭제해야 언론에 속지 않고 세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기레기라는 멸칭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기자들과 언론이 자초한 것이지요. 그 결과가 국민의 언론 신뢰도가 세계 꼴찌라는 성적표로 나타난 거구요. 이제는 누구도 기자라는 직업을 선망하지도 존경하지도 않을 겁니다. 욕이나 안하면 다행이지요.
감시와 비판의 사회적 기능을 하는 언론이라고 하여,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하여, 기자와 언론에 특별한 대우를 해선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한 기능과 자유를 기득권 지키는 방종으로 오남용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으니까요. 흔히들 공무원을 일컬어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 기자들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월급이라는 밥그릇에 영혼을 팔았습니다.
의사들의 진료 거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남들보다 공부 좀 잘했다고, 수능점수 좀 더 받았다고, 그리하여 의사가 되었다고 위세가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월의식, 특권의식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공부와 인성은 비례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시험 잘 보는 머리와 논리적 사고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슬기로운 의사는 없겠구나 생각을 합니다.
의사들도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월의식 때문인지 그들은 극도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거침없이 극우성향마저 드러내는 의사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오죽하면 ‘의베’라는 말이 나올까요. 의사들은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알게 됐습니다.
머리만 좋다고 좋은 의사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좋은 의사는 성적순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수능시험에서 정답 몇 개 덜 맞췄다고 돌팔이 의사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의사가 부족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의사 구경하기가 힘든 의료 사각지대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무가 있고, 국민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의사가 모자란다고 하니 의사 시장을 개방하고 의사가 되는 진입장벽을 낮춰야겠습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게 자본주의 시장의 원칙입니다. 의술이든 인성이든 부적격 의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장치도 있어야겠습니다.
오죽하면 의대생들이 자격시험을 거부하고 의사들이 면허증을 찢고 가운을 벗어던지고 진료 거부를 할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니었습니다. 특권의식으로 가득 찬 밥그릇 지키기 투정이었고, 코로나19 상황을 역이용하여 미운 대통령과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반정부 정치투쟁이었습니다.
직업과 무관함에도 의사들의 행위에 분노한 페친이 찾아낸 자료를 보니, 병원에 고용된 한국의 월급쟁이 의사들의 인건비는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데, 이스라엘과 스페인은 우리보다 적고 칠레와 터키는 우리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의사들의 월급이 많은가 봅니다. OECD 국가에서 의사들은 다른 월급쟁이들보다 평균 2.75배의 임금을 받는데, 한국의 의사들은 5.45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의사들의 진료 거부 덕분에 의료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조만간 전 국민이 의료 전문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형편에 의사들의 적정한 보수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국민들이 정하게 될 겁니다. 의사수가 많은지 적은지,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지도 국민이 결정하게 될 겁니다. 이 나라는 공산국가가 아닌 민주국가이니까요. 이번에 보니 의사들이 공산국가를 지독히도 싫어하더군요. 기자인 나도 그렇습니다.
의사들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집단행동 덕분에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급속히 하향평준화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 사회는 직업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진화합니다. 그래서 나는 특권의식을 과시하며 우월감의 희열을 느끼고 있을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환영합니다.
아, 하나 더. 의사들이 진료 거부를 하는 병원들의 이름에서 ‘성모’라는 성스러운 글자는 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월의식에 취한 의사들의 오만한 집단행동으로 인하여 조만간 전국민이 의료수가가 무엇이고, 병원에 고용된 의사들의 월급은 얼마나 되며, 선진국들에 비해 얼마나 많고, 의사들의 월급이 의료수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속속들이 아는 의료전문가가 될 전망이다.
병원에 고용된 전문의가 받는 임금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많고, OECD 국가들의 의사 인건비 대비 일반근로자 인건비 격차는 2.75배인 반면 한국은 5.45배나 많았다 한다(2016년 기준).
나이 들면 등 긁어 줄 사람이 있어야돼서 혼자 되면 안된다는 말을 오래전 어르신들께 들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내가 그 짝이다. 아니 우리 부부가 그렇다. 가려운 데를 긁는데는 사람 손만큼 시원한 게 없다. 대나무 등걸개도 최신형 안테나 타입도 멀치감치 밀쳐뒀다. 의학적으로는 나이가 듦에 따라 피부 윤기가 사라지고 건조해져서 그렇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가려운 데를 긁는데는 사람 손이 최고이듯, 가려운 부분을 짚어주는 것도 사람의 글이 아닌가 싶다.
최근 의사들과 논쟁이 오가다 서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거나 남의 견해를 받아들일 의향이 없어보여서 내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래서 너희들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수입은 어느 정도냐? "
그걸 논하고 싶지는 않단다. 결국은 그것때문에 그렇게 돌아온 거라고 믿고 있는데...
"그렇다면 잘못됐다는 의료수가는 어떻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거냐? 무조건 다 올려야 한단 말이냐?"
자기들과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된단다. 나는 의사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원하던 합리적인 방안을 묻는건데...
이전부터 그들이 왜 딱 부러지게 원하는 수입을 말못하는 지는 알고 있었다. 나로서는 아킬레스건처럼 붙잡고 싶은 질문이니까.
그런데 의료수가는 좀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영역이라 종잡지 못하고 있었다. 어렴풋하게 짐작만 하고 있었고 자료를 찾고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의사들이 국민으로부터 심정적 동조를 구할 수 있는 대목이라 여겼던 '의료수가'조차도 그들의 발목을 잡을 판이다.
그런데 김동환기자가 내 가려운 데를 시원스럽게 긁어줬다. 의료계 파업이 수입과 연결되어 있고 수입은 필연적으로 의료수가로 귀결된다는 내 확신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국민의 건강?' '의료의 질적 향상?' 그딴 건 개나 줘버리라지.
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ᆞ
《김동환 기자의 글》
0. 대한 의사협회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한국 사회에 여러가지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한 쪽에는 이 시간에도 응당 받아야 할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과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들이 나오고 있다.
여러가지 논의들을 지켜보다가 한국 의료수가에 대한 상당한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료수가는 원래 계산하기가 좀 까다롭다. 그런데 일반 대중들 뿐 아니라 당사자인 의사들도 잘못알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간략히 짚고 넘어가야 할것 같다. (가독성은 링크된 블로그가 좋습니다)
1. 의료수가란 어떤 의료 처치를 받은 환자와 그 환자가 가입되어 있는 건강보험공단이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제공하는 비용을 말한다. 현행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 자문 및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라는 곳에서 결정한다. 이 기구는 위원장(복지부 차관),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8명, 의료 공급자를 대표하는 위원 8명,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위원 8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 수가를 그냥 눈대중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계산식이 있다. 우선 진료비용, 의사 업무량, 위험도 등 세가지 요소로 행위의 가치를 점수로 환산한 '상대가치점수(resource based relative value scale, RBRVS)'라는 게 계산식의 한 축이다. 이건 그냥 전문연구기관에서 조사해서 답을 낸 다음,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다.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
두 번째 축은 종별가산율이다. 의료행위가 있었던 요양기관이 상급종합병원(30%)이냐, 종합병원(25%)이냐, 병원(20%)이냐, 의원(15%)이냐에 따라 각기 다른 가중치를 적용한다. 마지막 세 번째 축이 상대가치점수의 점수 당 단가를 의미하는 '환산지수'다. 환산지수는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의료 공급자 대표단체들이 환산지수를 결정하기 위해 협상을 벌인다. '의료수가가 몇 % 인상됐다' 했을 때는 이 환산지수의 상승을 말하는 거다. 의료수가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환산지수는 지표 도입 초기인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의료기관의 원가 보전과 경영상의 수지를 맞춰줄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물가, 경제성장률, 최저임금 인상률 등 거시적인 지표들을 감안해서 이전보다 좀 더 복합적인 고려를 통해 결정하고 있다.
2. 최근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시작되면서 의료계가 '적정수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의료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책정했던 비급여 항목들이 문재인 케어 때문에 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으로 편입되면서 병·의원의 수입 감소가 우려되니, 그만큼 적정한 수가 인상을 해달라는 얘기다.
의사들이 말한 '적정 수가'라는 개념이 나오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행위의 원가가 존재해야 한다. 의료원가는 의료행위에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하는데 크게 인건비, 재료비, 관리운영비로 구분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건비는 전체 의료원가의 44.3%를 차지한다. 그리고 이 인건비의 상당 부분은 의사 인건비다.
그러니까 의사 인건비의 원가율을 높게 인정하면 적정 수가가 올라가고, 의사 인건비의 원가율을 낮게 책정하면 적정 수가가 내려가는 구조라는 얘기다.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신현웅 박사는 "현재와 같이 의사 인건비가 수입이 되면서, 비용(원가)으로 처리되는 구조에서는 인건비(수입)가 증가할수록 원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적정수가 산정을 위해서는 실질 인건비를 원가계산에 반영해 주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인정 가능한 적정 의사 인건비 수준을 산정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썼다. 의사들이 말하는 '적정 수가'를 정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인건비를 얼마로 책정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3. 신현웅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의사의 적정 인건비를 도출하기 위해 여러가지 비교 분석을 제시한다. OECD의 보건의료통계를 이용한 고용 전문의 인건비 비교가 그중 하나다.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의 고용전문의 평균 인건비는 2016년 기준 109,282US$PPP다. 한국은 212,792 US$PPP인데, OECD 내에서 한국과 1인당 GDP가 비슷한 수준인 이스라엘과 스페인의 고용 전문의 평균 인건비는 각각 147,728US$PPP, 97,906US$PPP로 나타났다. 1인당 GDP 대비 고용전문의 보수수준은 우리나라가 5.7배로 칠레(6.6배) 다음으로 높고, 터키(4.2배), 네덜란드(3.7배) 순이었다. OECD 평균은 2.9배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자료는 OECD 국가의 일반근로자 평균임금과 고용 전문의사의 인건비를 대조한 것이었다. 첨부한 표를 보면 OECD 국가들의 의사 인건비 대비 일반근로자 인건비 격차는 2016년 기준 2.75배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고용 전문의의 인건비가 일반근로자 평균임금보다 5.45배 많았다.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한국의 의사들은 지금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인건비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4. 나 자신도 그렇지만 내 주변의 지인들도 모두 의사들이 저수가에 시달리고 있고, 또 수가를 지금보다 높여줄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는 편이다. 의료원가가 얼마인지 알아서 지금 수가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의사들이 의료면허를 취득하고 직업활동을 하기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비싼 학비를 내고 수련에 매진한다는 사실을 직접 보기도 하고, 또 들어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좀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것을 찬성한다는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경외감도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민 건강권을 볼모로 하는 진료 거부가 길어지면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점점 옅어질 것이다. 지난 8월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의협이 주도하는 이번 총파업에 대해 정부가 강제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따지고보면 의사라는 이유로 일반 근로자보다 평균 5배가 넘는 임금을 받아야 할 당위적인 이유는 없다. 한국 사회가 대체적으로 용인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를 존중해달라'는 파업 의사들의 요구처럼 우리 사회는 의사들에게 OECD 기준보다 2배 높은 월급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적정수가를 염원하는 의사들이 굳이 지금 부족한 명분으로 파업기간을 늘리고 의사들에게 우호적인 국민들을 자극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5. 이 글은 '수가 인상과 의사 월급은 관계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분들 때문에 썼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관계가 있다. 부디 빨리 파업이 종료되고 코로나19도 잠잠해졌으면 좋겠다.
“의사 증원은 당연하고 그걸 넘어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 합니다.”
-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의사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들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
아래 첨부한 것은 서울대학교병원 젊은 의사 일동의 문건이다.
1.
오늘의 젊은 의료진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때가 오면 어떤 세상이 될 것인지 그야말로 끔찍하다. 우리는 이런 의사 앞에서 아무 소리 못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인가?
2.
의사 파업의 이유 1이 “공공 의대 게이트”라고 제목이 붙었다. 우선 파업이 아니고 진료집단 거부이다. ‘게이트’라고 붙인 까닭은 비리 온상이라는 이미지 조작이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이라는 질문이 담겨져 있다. 당연히 국민이다.
공공의료의 기초인프라는 공공의대다. 그렇다면 공공의료의 가치를 우선 지지하면서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의료의 가치 논의는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한 정책 논의는 이미 오래다. 그동안 뭘 하고 있다가 이제 “누구를 위한”이라는 말을 하는 것일까? 몰라서 묻는가?
3.
“국민의 혈세”로 학비지원과 기숙사제공을 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 민간 기부를 바라는가? 서울대 의대와 병원은 무슨 돈으로 하고 있을까? ‘혈세’라는 말로 부당한 지출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공공의료는 당연히 국민세금으로 세워가는 의료복지의 미래다.
이 논의를 의사들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난리를 쳤는데, 의료복지를 위한 국민세금 지출 결정자가 의사인가? 학생선발 추천방식에 대한 논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는데 이미 폐기되었다고 하는 안을 가지고 계속 트집을 잡는다. 그럴 시간에 선발 기준에 대한 대안을 제안하면 된다.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 지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어떤 대안제시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공공성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공공재”라 했다고 분노했다는데 “공공성을 지닌 인재”라고 여기면 되는 것 아닌가? 누가 의사를 물건 취급하겠는가?
4.
근대 서양의학보다 천년이상의 역사를 가진 한약을 과학적 치료 효과나 안정성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험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에 결사반대다. 동/서 의학 협치는 이미 오래된 의료진보의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한방배척 태도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근대서양의학의 우월감에 빠진 결과다. 세상에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료는 수천만 가지다.
5.
의료 접근성 1위라고 하는데 그게 의료서비스 제공 1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OECD 국가 가운데 의사의 수가 가장 낮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런 식으로 다른 논리를 내세운다. 의료접근성 1위라고 치자. 그래서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진료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의사 정원 확대는 당연히 의료복지의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지금 의사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적 지위는 일정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특권유지를 위해 국민의 공공의료 체제의 희생을 묵인할 수 없다. 그동안 과도한 특권을 누려왔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6.
“하필 이런 시국에 파업”이라는 질문에 대해 “하필 이런 시국에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이기”한다고 주장한다. 뭔 소리인가?
지금같은 방역 시스템 위기는 공공의료체제의 긴급성을 모두에게 절박하게 인식시켰다. 그렇다면 방역체제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이야말로 이 절박성에 합류해서 국민들의 공공의료체계 확대를 위해 나서야 하는 적기 아닌가?
7.
논리도 없고 근거도 없고 무엇보다도 질병 앞에서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공감력 제로인 이런 의사들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지 않을까? 공정성을 내세워 사실은 자신들이 이미 확보한 기득권을 지키겠다며 국민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의 의료는 국민이 도리어 거부해야 마땅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러다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와질까?
의대 교수들은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고 일갈해야 하지 않는가? 환자를 지켜야지, 제자를 지키겠다니? 이게 지금 스승과 제자의 문제인가?
8.
우리는 이제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 인간을 사랑하고 공적 책임을 기꺼이 지며 자신이 배우고 훈련받은 의료기능을 환자를 위해서 아낌없이 베푸는 그런 의사 말이다. 의사라는 직업의 특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재능을 위기에 처한 생명을 위해 바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의사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의학교육이 어떤 중대한 고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처절하게 경험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는 이미 의사가 아니다. 그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환자들 협박하는 저렴한 장사꾼으로 스스로를 전락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정녕 모르는가?
9.
휴머니즘이 철학과 의지인 의사, 우리가 절실하게 기다리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超人)”이다. 의사증원은 당연하고 그걸 넘어 새로운 의사를 배출해야한다. 공공의료는 그 길을 예비하는 우리의 가장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