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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이 있는 마음에 쉼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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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1일 광주 

2007년 4월 8일

이번 주엔 휴가가 있어 설레긴 하지만,

내일 재판이 있어 답답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법정을 가득 메우는 소리 없는 아우성.

기댈데가 나 밖에 없는 애처로운 피해자들의 그 애타는 눈길과

피고인과 그 가족들의 증오어린 눈길,

소리 없는 비명.

그 눈길들에 몸이 녹을 듯하고,

그 비명에 귀가 멀 것 같은 때가 더러 있다.

…..

생은 역시 고단하다.

그 고단한 길에 오늘 같은 봄볕이 없다면,

어떻게 걸어갈 수 있을까?

——————

그 당시 싸이월드에 쓴 일기입니다.

답답해서 미칠 것 같더라구요.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어영부영 6개월 광주 인화원 사건 공판 관여를 한, 그 짧은 인연을 잊지 않으시고, 저를 불러주시니 얼마나 죄송스럽고, 감사한지요.

공판검사실에서 차를 마시며 함께 고민하고 위로했던 윤민자 선생님, 영화 <도가니>(2011)에서 공유의 실제 모델이었던 전응섭 선생님, 제 가슴에 늘 체한 듯 얹혀있던 여리디 여린 아이 등 보고팠던 분들이 찾아 와주시니 얼마나 반갑고, 미안하던지 왈칵 눈물이 나더라구요.

당시는 내부 고발자의 팍팍한 삶을 알기 전이라 전응섭 선생님이 겪으시던 고초를 감히 헤아리지 못했다가,

문득 그 길을 따라가게 되면서..

꼭 다시 뵈었으면 좋겠다… 내심 기도하고 있던 차,

전선생님을 기어이 다시 뵙게 되니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검사조차 도망치면 저 여린 영혼들이 피할 곳이 없다 싶어…

아이들 옆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 곁에, 저도 함께 서긴 했지만,

세상이 변할까… 자꾸 회의가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2018년 12월 21일

오늘 다시 만난 아이들의 미소가 얼마나 눈부시던지요!

아, 그래도 조금은 변했구나.

우리에게도 이제 햇살이 들어 희망이 움트고,

더불어 함께 숲을 이루어가고 있구나.. 싶어

제가 오히려 크게 위로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부조리의 철옹성 앞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몸으로 얼음을 녹여 희망의 씨앗에 물을 주어 결국 싹을 틔워낸 분들 모두.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 역시 제가 받은 위로를 한가득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먼 길 달려와주신 분들 모두.

언젠가 광주에서 다시 근무하며 카페홀더에 자주 갈 수 있게 되면, 제가 한 잔씩 쏠께요^^

오늘 오신 분들의 마음에 무료 쿠폰 한장씩 나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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