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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을 나와 어렵게 일해 모은 돈으로 대학에 진학하여

나이 차 많이 나는 동생들과 같이 대학과 사법연수원을 다니고,

힘겹게 검사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 동료들과 아랫사람들에게 사랑받았고,

책임감과 성실함을 갖추었으니 간부들의 칭찬도 자자했지요.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태 때, 김형렬 부장이 사표나마 제출한 것은

최모 검사의 항의 덕으로 들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의 첫 지도검사이기도 했던 최모 검사는

왁자했던 성폭력 사건이 그리 덮이고,

김홍영 검사가 그리 황망히 떠나자,

마음을 많이 다쳤지요.

검찰의 부조리를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그저 묵묵히 주어진 사건 처리에 매진하던 조용한 삶이

2018년 서울고검 감찰부의 수사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검찰은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 뿐,

아래에서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는데,

뇌물 받은 수사관의 범죄에

검사가 가담하는 구조는

검찰조직에서 너무 어색했지요.

무엇보다,

누구? 최00?

다단계 뇌물 김광준 검사, 별장 성접대 김학의 차관 때는

풍문을 접한 검사들이 아 역시~ 그랬었는데,

최00~~이란 말에

에이~~ 설마~~ 라 모두들 고개를 저었습니다.

재소자들을 동원하는 금조부 수사관행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징계가 불가피한 지휘책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서울고검 감찰부의 무리한 수사로 무고한 사람이 누명을 써 형사처벌까지 받는 것을

내버려 둘 수가 없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을 때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1심 재판부에도 탄원서를 제출했었습니다.

어제 오전, 서울고검 감찰부의 무리한 수사를 지휘했던 조은석 전 고검장이 감사위원이 되었다는 비보에 슬퍼하다가

오후, 최모 검사가 항소심에서 누명을 모두 벗었다는 낭보에 위로를 받습니다.

홍영이도 하늘에서 기뻐할 겁니다.

무죄 뉴스에 욕하는 분들이 많던데,

제 벗들이라면, 최검사가 진짜 억울한 사람인가 보다... 그리 생각해 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일부를 동봉합니다.

+++++++++++++

4. 마치며

미리 정한 결론에 사실관계를 끼워 맞추는 무리한 수사들을 보면, 저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신화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사람을 침대 길이에 맞추어 다리를 잡아당겨 늘리거나 잘랐던 프로크루스테스가 우리 검찰인 듯 싶어 얼마나 슬프던지요. 지금 너무도 착하고 성실한 동료가 그 침대에 눕혀져 다리가 잘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공익의 대변자이고 정의의 수호천사여야 할 검사가 악당 프로크루스테스를 응징하는 영웅 테세우스가 아니라 응징 받아야 할 악당이 된 현실은 사법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인 검사에게도 비극이지만, 대한민국에도 더할 나위 없는 비극이지요. 그래서, 저는 슬픕니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라고 한 윤동주 시인의 팔복 시와는 달리 우리의 슬픔이 영원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랜 수사와 재판으로 최검사가 많이 지쳐있습니다. 5년에 걸친 징계취소소송으로 피가 마르는 고통을 겪었던 저이지만, 구속될 뻔하고 2년 가까이 직무정지 중인 최검사의 고통을 도저히 헤아리지 못합니다. 제 보잘 것 없는 탄원서가 누명을 벗기까지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는 최검사에게 다소간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검사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많은 동료들을 대표하여 최검사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검찰에서 19년간 근무한 검사로서 특수수사의 치부를 밝히오니, 많은 증거들을 검토함에 있어 참작하셔서, 최검사의 누명을 조속히 벗겨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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