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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글이길지만 꼭 읽어보세요...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 나는 문대통령이 약자 편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기는 했지만 진보적이 아니라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이번 검찰 개혁 과정에서 그의 취한 행보가 그 증거이다. 지금 문제는 형식상 현정부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이다. 검찰 개혁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한 것이다. 이럴 때 대통령은 완전한 중립을 지켜야 하고 모든 법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 이것이 절차적 민주주의 핵심이다. 한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의 정치적 혼란은 이른바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자기의 신념을 밀어 붙이는 데에 있다.

그런데 문대통령에게서는 그런게 보이지 않는다. 답답하리 만큼 차근차근 정도를 걷고 있다. 참으로 훌륭한 대통령이다. 그에게 왜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 없겠는가?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서 그 일을 밀어붙이고 싶은 욕구가 왜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그는 그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힘들지만 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 대통령이 될 사람들은 이 모범을 배워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아무리 있고 그것을 밀어붙일 힘이 있어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준수해야 한다.

신학도 보수주의고 생각도 보수주의적인 나는 이래서 문대통령을 좋아한다. 문대통령 뿐아니라 민주당도 보수주의 정당이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라, 그게 어디 진보정당인가. 흥분과 열정으로 자기의 신념을 밀어 붙이기 보다 법과 질서를 지켜가면서 차근차근 일을 처리해 나가는게 보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물론 그 안에서도 스펙트럼이 넓어서 좀 진보적인 의원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취하는 스탠스는 보수주의 정당이 맞다.

내가 민주당을 보수주의 정당이라고 하니까 그럼 국힘당은 뭐냐고 질문한 분이 계셨다. 나는 지금까지 국힘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니 한나라당이니 하는 당들을 정당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들은 정권 획득을 통한 개인적 이익 추구가 거의 유일한 목표인 시정잡배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왔다. 정당이란 모름지기 정권을 잡아서 국가 살림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집단이다. 그렇다면 무슨 철학이 있고 청사진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론이 있어야 할게 아닌가. 급하면 태극기 집회에 달려 나가 도움을 구하는게 무슨 제대로 된 정당인가.

과거 이력은 화려하다. 자기네 이익에 반한다고 죄 없는 사람 죽이고 고문하고 간첩 만들고, 애꿎은 강바닥 긁어 가지고 국고를 탕진하고, 수 백 명의 생떼 같은 아이들이 억울하게 수장되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정당이 무슨 정당인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어느 정권 하에서 회자되었는가. 제정신이 있는 야당이라면 집권당을 비판할 때에도 무슨 원칙이나 방법론을 놓고 비판해야 할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 국힘당이 여당을 비판하는거 보면 유치하기가 한이 없고 저런 자들의 손에 나라가 들어가면 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국힘당은 정권 잡을 생각에 혈안이 되지 말고 우선 정당의 꼴이나 갖추기 바란다.

하지만 지난 일을 보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쪽은 그래도 명확한 원칙이 있고 정책이 있고 방법론이 있다. 그러니까 민주당은 최소한의 정당으로서의 형식이라도 갖추지 않았는가. 현 여당을 비판하는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럼 국힘당은 어떠냐고 하니까 말로는 자기는 거기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다음 선거철이 되면 그 당을 지지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달리 대안이 없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검찰은 지금 악수를 두고 있는게 분명하다. 총장은 임기가 앞으로 약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현재의 총장이 스스로 검찰 개혁에 협력했더라면 개혁을 추진하는 쪽에서도 좀 더 부드러운 정책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면 개혁을 추진하는 쪽에서도 점점 더 과격한 정책을 취할 수 있다. 현정부는 전략을 가다듬어서 차기 검찰총장을 검찰 내부에서 뽑지 않고 문민 총장을 앉혀서 검찰 개혁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아마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또한 설사 다음 대선에서 정권이 넘어간다 하더라도 국회의석에서 게임이 안된다. 그러니 차근차근 개혁 입법을 밀어 붙여서 검찰 개혁을 완수하면 된다. 차제에 사법 개혁도 입법을 통해서 추진하면 어떨까 한다.

최근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여당 지지자들은 분통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흥분할 일이 아니다. 지금의 싸움은 하와가 뱀의 말을 듣고 선악과를 따먹은 다음부터, 가인이 아벨을 쳐죽인 다음부터 수 천 년 동안 면면히 진행되어 오고 있는 싸움이며 이 세대의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진행될 싸움이다. 앞 세대가 패했다 해도 현 세대가 승리할 수 있고, 현 세대가 승리한다 해도 우리 다음 세대가 패할 수 있는 싸움이다. 결코 우리 세대가 완전한 승리를 획득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자. 그런 착각은 훨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 발생한 일들을 보라. 현재의 완전한 승리를 확신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로베스삐에르가 나오고 공포정치가 일어나지 않았는가. 이 싸움의 최후의 승패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그 날에야 완전히 갈린다.

그 날 주님께서는 우리가 승리했느냐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고, 가난하고 억눌린 약자의 편에 섰느냐, 얼마나 충실하게 싸웠느냐를 가지고 판단하실 것이다. 어차피 승리는 우리가 쟁취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이 반드시 선하다고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늘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두 개의 선택지 가운데서 이게 덜 악하니까 지지한다는 정도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느리지만 조금씩이라도 진전이 있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회는 훨씬 개방되었고, 사람들은 말할 수 없이 자유로워졌으며, 통계에 의하면 상위 고소득자의 소득은 줄어들고 하위 소득은 조금씩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정부가 백성을 굶기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외국 사람들은 도리어 한국을 부러워한다고 하지 않는가. 쉬우면 그게 어디 개혁인가. 자자, 마음 굳게 먹고 계속 밀어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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